본문 바로가기

A

(47)
9/20-10/23 thewholeheart,sincerity 난 오늘도 여유를 부리지 못했다. 이제보니 '여유'를 되게 거창한 무언가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유는 별 게 아닐지도 몰라 여유를 부리지 못한다고 한탄할 수 있다는 이것이 여유가 될 수 있을지도 몰라 뭔가를 빠르게 깨달아서 그 자체로 좋고 나쁜것은 없었다. 그냥 빠르게 깨달았다는거 그거 하나 뿐이었다. 중요한 건 깨달은 그 다음이었다. 맨날 일만 하면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거리가 없어진다. 오랜 친구들을 보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다. 술도 마시고, 담배도 가끔 피웠다. 게임도 하면서, 글도 좀 쓰면서, 운동도 하면서, 유튜브도 보면서, 그렇게 살고 싶다. 취미가 무엇이냐? 한번도 이 물음에 진심으로 대답을 해본적이 없었다. 난 26년째 나를 알지 못하고 있다. 알지 못하는 것은 모르는 것과 ..
9/17 make_no_sense_xxxxxx 끊어야한다는 생각은 딱히 들지 않았다. 핑계거리를 이것저것 댈 수 있었다. 여자친구 생기면 끊어야지, 이번 시험만 끝나면 끊어야지, 한갑만 털고 끊어야지 ... 몇일을, 아니 몇달동안 안 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생각날때면 망설임없이 피웠다. 언제라도 끊을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한 핑계거리보다 더 좋은 핑계거리를 찾았다. 지독히도 오랜만에 느끼는 자신감이었다. 훈련소때 나이가 꽤 많던 분대장 형이 한분 있었다. 이야기를 할 기회가 생겨 이것저것 묻다가 나와 같은 대학인 것을 알게 되고 왠지 모를 유대감이 생긴채로 지냈다. 당시 나는 사이즈가 맞지 않은 군화 덕에 물집이 잡혀서 형님과 함께 의무실에 들렀던 적이 있다. 그리고 그 이후로 형은 의무실에 볼 일이 생기면 괜히 나를 불러 데리고 갔..
plzdance!likeno1see_u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춤을 춰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해라. 의경시절, 중대 화장실엔 똥칸이 5개가 있었는데, 그 중 한군데에 위와 같은 명언이 담겨있었다. 그래, 이렇게 살아야 해. 후니와 함께 우스갯소리로 우리네 인생을 20살 이후로 핵심만 되짚어보곤 했다. 후니는 여자친구 한번 못사귀어 본 신입생 시절을 가장 안타까워했고, 나는 머리에 피도 안마른 그 시절에 저렇게 살지 못한 것에 안타까워했다. 취업을 하고 싶지만 당장 취업하고 싶은것은 아니다. 원장님 말마따나 이럴때일수록 여유를 갖고 싶다. 지나온 내 삶을 되짚어 볼 여유, 지금의 나를 한발짝 멀리서 바라볼 수 있는 여유, 앞으로 내가 걸어갈 길을 ..
200822 정리하는 뇌 - 다니엘 레비틴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쓰는 것 같다. 블로그에 글쓰는 일은 사실 전문 블로거가 아닌 이상 미루는 개념보다는 잊는 개념이 더 강하다. 특히 바쁜 일상에 치이면 내가 블로그가 있었나? 싶을때가 있다. 물론 내가 글을 오랜만에 쓰는 이유는 '바쁜 세월'의 탓은 아니다. 오히려 '허송 세월'을 보내느라 이리도 늦은 것에 가깝다. 솔직함이 좋은것만은 아니다. 단지 내가 보낸 시간들이 창피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래서 솔직하기라도 하자는 생각을 했고, 자신있게 허송세월을 보냈다고 자랑하고 다녔다. 마치 허송세월 속에서도 바쁜세월을 보낸 사람만큼이나 성장한 사람처럼. 그래, 어쩌면 바쁜 세월을 보낸 사람보다 더 특별한 것을 얻었을지도 몰라. 이렇게 위로하는 것이 나의 이성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양심과도 같은 것이다..
8/4 11:23 onthehilliny_s_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단단해지고, 구체적으로 변하고, 때문에, 확실해져갔다. 길을 걸으면서도 유튜브를 보았다. 남이 떠드는 것을 보았다. 남이 게임하는 플레이를 보았다. 그래, 동기부여 영상이나 역사 이야기도 들으면서 공부하는 거라고 자위를 했다. 횡단보도 앞에서는 카카오톡을 확인했다. 좋아하는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리젠되는 글도 읽었다. 채사장은 단순하게 생각해보고자 우리네 인생을 둘로 나누어보았다. 남자와 여자, 진보와 보수, 동양인과 서양인, ... 수많은 이분법적 후보들 속에 가장 적절한 후보를 골라내어 세상사를 풀어내었다. 당선된 후보는 자아와 세계였다. 생각은 하면 할수록,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단단해졌다. 이내 구체적으로 변하고, 때문에, 확실해져갔다. 이것은 분명 자아 그 자체였다. ..
7/25 how_tolivewithout_success? 신이여, 우리가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평온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을 변화시킬 용기를, 그리고 그 둘의 차이를 아는 지혜를 주옵소서. - 라인홀드 니부어의 기도 스토아철학의 요지는 니부어의 기도로 요약될 수 있는데, 이는 끊임없이 자기계발에 애써야 살아남는 불쌍한 우리네 인생에서 해방시켜 줄 좋은 무기가 된다. 이제 이 좋은 무기를 보관할 수 있는 내 안의 그릇을 만들어보자. 주식? 주식으로 돈을 벌려면 두가지만 잘 하면 된다. 싸게 사면 되고, 비싸게 팔면 된다. 우리는 이미 태어났고, 이미 걷고있고, 이미 앉아있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것은, 모르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모르면 나의 세계에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알게 되는 순간 그것은 내 세계에 들어오게 되는데, 내 ..
7/13 gooo___ooodMorningg``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늘 고역이었다. 그리고 몸에 찬물을 끼얹기까지가 정말 어려웠는데, 그 이후로 가방을 챙기고 집밖으로 나가거나 글을 쓰는 것부터는 거진 습관이었다. 나는 할일이 있건 없건 무조건 가방을 싸서 집 밖으로 나가거나, 책상에 앉아 글을 쓰거나, 침댓벽에 기대어 책을 읽었다. 신문을 시켜 볼때는 신문을 가지고 침대위에 펼쳐놓고 읽어대기도 했다. 이것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하루 중 가장 소중한 시간이 아침시간이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나는 아침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었다. 아침시간은 본디 고독하다. 휴대폰 대신 새소리만 종종 울렸다. 내가 살아있음을 느꼈다. 머릿속도 깨끗하여 정신이 잘 흐트려지지 않았다. 기분이 좋아졌다. 무언가에 오롯히 집중할 수 있다는 느낌..
7/11 drunken___---___ 술을 마셔대는 것처럼 설레는 일도 없지만, 생각해보면 정말 득이 없는 게임이다. 이 장사는 제로섬 게임 따위도 되지 못하는 손해 보는 장사임에 틀림없다. 쿨타임이 돌면 만나게 되는 집단이 있었다. 스무살이 넘어가니, 고등학교 친구건, 대학 친구건, 여타 다른 또래들이건 매일 보지는 못하기 때문에, 가끔 만나는 자리인 만큼, 서로 어느정도 기대사항을 갖고 만난다. 나는 그것이 술이었고, 오랜만에 만나는 만큼, 오늘 보면 또 얼마간 못볼것을 아니까, 아쉬워서인지, 오늘 정말 재밌게 놀고 싶어서인지, 꼭 술을 찾았고, 한번 마시면 괜히 많이 마셔대곤 했다. 워낙 약속은 곧 술, 그게 너무 당연시되어졌다. 같이 볼링 같은 스포츠를 즐기거나, 목좋은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신다거나, 한강에서 산책을 하고 맥주한캔을..
200627 미움받을 용기 심리학은 장르가 '과학'으로 분류되는 것이 의아스럽다. 하지만 한꺼풀 벗겨내어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이 책이 그것의 꺼풀을 한장 벗겨내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는 아들러의 심리학을 쉽게 엮어놓은 책이다. 아들러는 심리학의 3대 거장이라고 불리지만, 프로이트나 융에 비해 아들러라는 철학자의 이름은 대중들에게 그리 익숙하지 않을 것 같다. 나도 사실 를 읽기 전에는 그의 이름조차 몰랐다.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인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대중들과 철학적 토론을 펼치며 가르침을 설파하는 것을 즐겼다. 하지만 강의를 통해 세속적 명예와 부를 얻었던 소피스트들과는 달리, 소크라테스는 은화 한닢 받지 않고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주었다. 신기하게도 그는 그렇게 가르침과 토론을 주구장창했지만 스스로 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