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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법정과 스트릭랜드 사이

7/25 how_tolivewithout_success?

신이여, 우리가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평온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을 변화시킬 용기를,
그리고 그 둘의 차이를 아는 지혜를 주옵소서. - 라인홀드 니부어의 기도

  1. 스토아철학의 요지는 니부어의 기도로 요약될 수 있는데, 이는 끊임없이 자기계발에 애써야 살아남는 불쌍한 우리네 인생에서 해방시켜 줄 좋은 무기가 된다. 이제 이 좋은 무기를 보관할 수 있는 내 안의 그릇을 만들어보자.

  2. 주식? 주식으로 돈을 벌려면 두가지만 잘 하면 된다. 싸게 사면 되고, 비싸게 팔면 된다.

  3. 우리는 이미 태어났고, 이미 걷고있고, 이미 앉아있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것은, 모르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모르면 나의 세계에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알게 되는 순간 그것은 내 세계에 들어오게 되는데, 내 세계에 들어온 순간부터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이 되는 것이다.

  4. 모든 이미는 결국, 비유하자면,내가 뜻하던 혹은 뜻하지 않던 그것을 샀다는 말이다.

  5. 그말인 즉슨, 우리는 이미 태어남을 샀고, 걸음을 샀고, 앉아있음을 샀다. 앎 또한 산것이다. 주식시장에 비유해보면 주식은 언제 살지, 어느 가격에 살지를 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생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것들은 그렇지가 않았다. 순간 벌어진 일들의 연속이고, 이것들을 어느 가격에 살지를 정할 수 없었다.

  6. 그렇게 때문에 이미 샀다는 표현밖에 말할 길이 없다. 얼마에 사기로 해서 산것이 아니라 이미 사버렸다. 무엇을 살지는 고를 수 있었을지언정 얼마에 살지는 결정할 수 없었던 거 같다. 예를 들면 나는 공대생인데, 9급 공무원 행정직을 고를 수는 있다. 하지만 9급 공무원 행정직이라는 것이 주식시장에서 기업의 주가처럼 모든 사람에게 같은 가격으로 얼마다, 고 주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얼마에 살지 결정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은 우리의 통제 밖에 있었다는 이야기.

  7. 역설적으로 이것은 '생각하기 나름' 이라는 뜻도 된다. 이건 백지수표 같은 것이다. 생각하는 대로 가격이 생긴다. 가격 자체가 없었던 백지수표. 딱 그것이었다. 사람마다 9급 공무원 행정직의 가치가 다른것처럼 말이다.

  8. 그런데 이상하게 팔려고 하면 가격이 생긴다. 직업에 귀천은 없다지만 우리의 인식 속에는 좋은 직업, 나쁜 직업이 생기고, 그말인즉슨 비싼 공부가 있고 싼 공부가 있다. 사회속에서 사는 인간은 고작해야 남 눈치, 그래도 남 눈치이기 때문에, 아무리 제 주관대로 내 뜻대로 YOLO로 사려고 한들 상대적으로 생각을 할 수 밖에 없고, (그리고 그것이 잘못된 것 또한 아니다) 이것이 살때 가격이 없었지만 팔때 가격이 생기는 이유다. 주식시장과 이런 점에서 굉장히 다르다.

  9. 상황이 이러니 다들 비싸게 팔고 싶어하는 것이 당연하다. 나도 그래서 여태 25년 인생 추억의 뒤안길에서 힘들게 살아왔구....

  10. 생각을 바꿔보면 비싸게 파는 것도 방법이지만 싸게 사는 것 도 방법이다. 아까 살때는 선택의 여지가 없고 가격 또한 없는 백지수표 같은 것이라,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했다. '생각하기 나름'을 가능케하는 것은 용기다. 주어진 삶에 만족하는 용기, 행복의 기준을 겸손하게 바라볼수 있는 용기. '성공해야 한다' 따위의 밧줄로 나를 나무에 묶지 않을 수 있는 용기. 내가 지금 말한 이러한 생각이 나를 세상에서 뒤쳐지게 하고, 꿈이 없는 사람을 만들것이라는 의심과, 경쟁사회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실패자의 타협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용기. 이것을 니부어의 기도는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평온이라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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