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일어나고, 약속을 어겼다.
아침을 먹지 못하고, 육개장을 먹었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지 못하고, 스마트폰만 뒤적거렸다.
적당한 운동장을 찾지 못해서 학사 앞 공원만 죽어라 뛰었다.
아니, 적당히 힘들 정도로 뛰었다.
일찍 일어났으면 뭔가 달라졌을까.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 책을 읽으면 뭐가 달라졌을까.
적당한 운동장을 찾아 철봉에 가서 턱걸이를 했으면 뭔가 달라졌을까.
시대인재 클립을 보니 명확해졌다.
의사가 되고 싶은 것보다, 그 과정에 있고 싶었다.
멋져보여서, 그들만의 리그에 꼭 끼고 싶어서,
그 안에서 구덕하게 썩어가는 냄새 따위는 맡지 못했고, 맡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냥 내 눈에 그래보였으니까, 하기 전에는 아무것도 모르는거니까, 도전하는건 멋있으니까.
그 과정에 있고 싶었던 건 그 스물의 시절이 있어서다.
그 스물에, 다른 건 모조리 제쳐두고 오롯이 한가지 목표만을 보며, 그 가치를 의심의 여지없이 믿으며,
달려갔던 그 시절.
그랬던 그 시절이기에,
아이팟에 담긴 트랙의 음악들과,
친구들과 쏘다녔던 학원 주변 가게들,,,
내가 걷고 뛰던 밤 10시의 교대 운동장의 야경,,
아주 작은 감정으로 좋아했던 여자애와 했던 대화들,,
죄다 추억이 되어 내 마음속에 남아있다.
엊그제 사서 애지중지하는 내 노트북은 누군가 훔쳐가면 말짱 꽝이고 잃어버리면 사면 그만인데,
내 그 시절 추억들은 누가 훔쳐가지도 못하고, 잃어버릴 겨를 또한 없다.
나는 이런 말도 안되는 보물들을 가졌으니, 부자보다 더한 부자이다.
의대를 가고 싶었던건 의사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 시절이 그리워서이다.
그 시절이 그립다는것은 스물 이후로는 내 삶에 그러한 시절이 더 없었다는 것의 방증이기에,
사실 부끄럽다.
부끄러우면서도 야속하다.
변해버린 내 자신과,
아직도 그 과거를 찾는 내 자신이.
이런 곳이 어떻게 보면 컴퓨터 분야 아닐까.
아니 이런 시절을 다시금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번 다시 목표를 갖고 뛰어볼수 있지 않을까.
나도 그때 그 시절이 내게 이렇게만치 소중한 시절이 될 지 몰랐던 것처럼,
지혜가 필요하다.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지혜.
행복해서 웃는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이다라는 말처럼..
우리 사회에는 분명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만족하는 것도 그렇고,
도전하는 것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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