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빗(Habit) - 웬디 우드 (2)
인쇄가 중복되어 출판된 책은 또 처음본다.
아예 한 챕터가 중복되어 책의 지면을 늘렸는데,
이 또한 파본이라 불러야 하나?
이런 류의 책은 사실 한번 읽고 정리해두면 다시 꺼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하는 책이다.
사실 오늘 오후, 파본에 감사하며 완독을 하고 교보문고에 반품신청을 해놓았으나,
꽤나 흥미롭게 읽었던 책인지 보내기가 아깝기도 한 것 같다.
5천원씩 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매일같이 마셔대면서
책값 한번 아껴보겠다고 파본이 나와 냅다 반품신청을 하는 내 자신이... 싫은 건 아니고~
아무튼 오늘 이 책 마무리를 해볼까 한다.
3부는 습관이 어떻게 삶을 변화시키는 가에 대해 서술한다.
여기서도 몇가지 생각해볼만한 이야기들이 있다.
첫번째는 습관의 권태에 대한 이야기이다.
무의식 중의 반복행태는 시간이 갈수록 '무뎌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습관 단절을 제시한다.
주기적인 변화를 주라는 이야기인데, 우리가 평소 늘 고수해오던 '그저 괜찮은 정도'의 습관을 방해해주면,
더 새롭고, 더 빠르고, 더 효과적인 습관을 찾아낼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 반대의 상황도 올 수 있다. 하지만 기나긴 슬럼프에 빠져 있다면,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잘못된 습관에 중독적으로 매달린 채 삶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다면 습관 단절 효과를 활용할 때이다. p.256)
늘 가던 헬스장을 옮겨보거나, 군대 훈련소 시절 내가 어떻게 독서에 취미가 들릴 수 있었는지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듯!
두번째로는 습관 촉진과 중독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이전 내용의 반복이고 그다지 재미가 없어 스키마로 읽었다.
세번째로는 익숙함이 주는 위대함을 이야기하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반복노출의 효과와 친숙성을 언급한다.
흥미로운 부분이 종교의 '리추얼'과 습관을 연결시키는 부분이었는데, 불안감을 없애주는 공통점이 있었다.
무수히 반복할수록 목표는 사라지고 그 과정만 남게 되는 리추얼의 본질이 습관과 매우 닮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 습관적 행동이 성공이나 목표 달성에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나, 그 행동을 무수히 반복하다 보면 결국 남게 되는 것은 목표 따위가 아니라 자동으로 그것을 반복하는 무의식뿐이다. 내가 월40만원씩 행복적금에 저축을 하고, 일주일에 서너번씩 헬스장을 가고,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 이유는 어쩌면 돈이나 건강 때문이 아니라 그저 그렇게 하는 편이 더 친숙하고 익숙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tv를 보고, 롤을 하고, 카톡과 sns를 수시로 확인하는 행태 또한... 어쩌면 우리의 삶이 거대한 리추얼은 아닐까? 목표와 행동이 늘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312p
사실 나는 책에 나온 예시 정도로 습관이 잡히진 않아서 '리추얼' 까지 생각하진 않지만 충분히 근거가 있고
철학적인 부분까지 생각해볼수 있을것 같아 적어둔다!
책은 넛지를 마지막으로 언급하며 마무리가 된다.
누구나 한번쯤 실패를 경험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설계된 혹독한 인생에서,
습관의 사회화를 통해 함께 사는 이 사회! 잘 살아보자! 하는 이야기다.
사실 인생에서 실패하는 이유는 온전히 나 자신만의 책임은 아닐 것이다.
또래 공동의 아픔이 있을테고, 동시대 사람들이 경험하는 시련들, 사회 전체가 부담해야 하는 짐일 것이다.
넛지 등을 통해서 우리의 습관이 사회화가 될 수 있다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저자의 이야기!
막판에 개인에서 사회까지 습관을 건드린다는 부분이 참 인상깊었다.
나도 나중에 나의 에세이를 쓸때 이렇게 나만의 이야기에서 사회적인 부분까지 확장시켜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