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읽은 책을 가두는 작업

해빗(Habit) - 웬디 우드

f_s_t_k 2020. 3. 22. 21:55

내가 재수할때 친구에게 티백하나를 받은 적이 있는데, 그 차의 브랜드가 웨지우드(wedgwood)였다.

영국의 세계적인 도자기 공예가인 조지아 웨지우드가 공동설립한 이 도자기 브랜드는,

찻잔 뿐만 아니라 홍차를 티팟형태로 꽤나 비싼 값에 팔고 있었다.

다른 건 아니고 그냥 작자의 이름과 비슷해서 새삼스레 그때 기억이 났다.

 

 

책의 내용은 간단하다.

습관은 애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강박을 느낄 필요도, 판단할 필요도,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도 없다.

그저 무의식중에, 당연스럽게 반복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습관을 잘 이용하면 삶을 굉장히 강력하고 빠르게 성공궤도로 안착시켜 놓는다.

 

우리는 노력에 노력을 반복하고, 미칠듯이 자제하고, 강한 의지력으로 버티면

언젠가 성공적인 변화, 습관을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 낙관한다.

그리고 실패하면 본인의 의지력, 노력, 자제력, 억제력을 탓하기 일쑤다.

마치 잠자리에 들기 전

오늘 대체 왜 카페에서 치즈케익을 먹었고,

시간을 확인하려 스마트폰을 켜놓고서 인스타그램 피드를 확인하다 시간을 보냈으며,

자기 전에는 건조한 눈까지 비벼대며 무슨 유튜브를 그렇게나 봤는지,

하 이놈의 자제력이란! 이노므 의지력이란!

하며 온갖 비난을 쏘아붙이며 꿈나라로 향하는 내 모습을 말하는 게다. 

하지만 이렇게 정면으로 맞서는 건 (습관을 만들기 위해) 좋은 해결책이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의지력보다 습관이 좋은 이유

우리는 너무나 가혹한 환경에 놓여있다. 그렇기에 의지력으로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다.

엄청난 고민의 순간, 타협의 순간, 토론의 순간, 이걸 버틸 수 있는 인간은 많이 없다.

피곤하니 드러눕자는 악마 한명, 롤하자는 악마 한명, 술마시자는 악마 한명, 치킨먹자는 악마 한명... 

 

그렇기에 습관으로 이를 대체해야 한다. 이 무의식중의 반복행태를 끊어야해.

우리의 행동 중 43%가 습관, 즉 '무의식적 자아'에 의해서 행해진다고 알려져있다.

더하여 우리 행동이 의지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면 행태를 깊이 고민하지 않게 되는 부정적 영향이 있다.(60p)

그니까 내가 오늘 밤에 롤을 3판한건, 의지력 부족이 아니라 습관이 되어서 그런거라 이 말 !

 

심리학의 두 축 행동주의와 인지주의에서, 저자는 행동주의를 강조하는 것 같다. 즉, 동기나 마음에서 행동이 비롯되기 보다는 자극>반응>보상으로 이뤄지는 3단계 매커니즘에 의해 행동을 한다는 이야기.

일상을 노력이 필요 없는 정신의 자동 활동 영역에 더 많이 넘겨줄수록, 마음은 본래 처리해야 할 일(proper work)에 더 많은 힘을 쓸 수 있다. (76p)

 

습관이 형성되면 목표 따위는 신경쓰지 않는다. 의식적 자아가 발동 될 시간 자체를 주지 않는 것. 그 상황이 신호가 되어 반복할 뿐.

그렇기에 힘들이지 않아도 되는것.(Effortlessness)

> 우버의 대기시간제로 효과. 차주가 기다리고 고민하고 갈등하는 시간을 원천봉쇄 해버린것

 

마크 주커버그와 오바마, 스티브 잡스의 똑같은 패션. 옷 따위 고르는 데 시간 낭비, 결정 의식 소모 하지 않는 모습.

결정해야할 일, 중요한 일이 많기 때문에 쓸데없는 일까지 결정하면서 정신을 소비하지 않는 것.

즉, 쓸데없는 일에 습관화를 하여 다른 것에 더 힘을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도 그래서 요즘 .. 같은 옷만 입고 다니려고 한다. (응?)

잡스나 주커버그 같은 유명인도 같은 옷을 입었는데 나같이 아무도 신경써주지 않는 사람은 더더욱 실천해야지.. 이토록 쉬운것을!

 

 

마시멜로 이야기의 재구성

마시멜로 이야기(만족지연, Delay Gratification)를 다른 관점에서 들여다보는 이야기도 꽤나 흥미롭다.

이 이야기는 사실 많은 사람들이 자제력이 강한 아이들(눈 앞의 마시멜로를 두고도 이후의 보상을 생각하여 먹지 않고 참은 초인적인 꼬맹이들)이 커서도 평균적으로 학교 성적, 인성, 자기관리 등이 그렇지 않은 꼬맹이들보다 더 좋았다는 결과인데, 사실 저자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자제력이 초인인 꼬맹이들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당연한 결과니까..

그보다 더 궁금했던 실험은 사실 마시멜로가 있는 방과 없는 방의 꼬맹이들이 얼마나 참을까 였는데,

실제로 마시멜로가 눈 앞에 없는 꼬맹이들이 5분가량 더 오래 버텼다는 실험결과이다.( 물론 책을 쭉 따라왔으면 이마저도 당연하다)

이 말인즉, (내가 느낀바로는), 어떤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우리 자제력을 믿는 것보다 그럴만한 상황을 조성하는 능력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어차피 자제력을 발휘할 것이다.

재수때 기억을 총동원해서 의지를 다할것이다.

아니, 다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너무 맹신하지 말고, 상황을 만들자는 것이다.

확실한 효과를 보장하는 일이기 때문에...!

집에서 공부하려 하지 말고 도서관을 가고,

휴대폰을 확인하지 말고 집안 옷장에 잠시 숨겨두자는 이야기다.

주의분산(다른생각을 하는것=의지력)보다 상황제어(환경을 만드는 것)가 확실하다는 이야기다.

 

신기하게도 거꾸로 자제력이 약한 사람들은 계속 자기 자신과 싸웠고,

자제력이 높은 사람은 투쟁보다는 자동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자제력이 높은 사람이 금욕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동화에 능숙한 사람일 뿐.

 

 

습관을 만들고 싶나? 네가지 이야기.

첫번째, 상황에 대한 이야기.

브라우니를 가져오는 동료를 피하고, 침대가 없는 카페에서 공부할 것.

두번째, 마찰력에 대한 이야기.

추진력과 억제력, 그리고 그 사이의 마찰력.

나쁜습관의 마찰력을 높이고 좋은 습관의 마찰력은 줄이는 방법으로 마찰력을 조성할 것.

위치, 주변 환경 ( 첫번째랑 비슷한 맥락임.. 왜 굳이 나눴는지 이해 불가~)

세번째, 신호.

나만의 신호. (약먹는 시간, 운동가는 시간. 덮어쓰기나 바꿔치기 전략 등,, 별루인듯)

네번째. 보상

예기치 못한(untimelimted), 가능한 빠른(Fap), 기대보다 큰 (more than expected) 보상을 행동과 연결지을 것.

도파민의 분비.

ex> 불확실한 , 예기치 못한 보상이 왜 더 강력한가 (feat. smartphone, named 카지노:거의 딸뻔했는데!)

스마트폰의 보상

 

이메일, 문자, sns 새 피드 보는 것이 전부. 거의 대부분 쓸데없고 가끔 유용한 정보를 얻기도 한다.

이 어쩌다 얻는 보상이 스마트폰에 정기적으로 손이 가도록 만드는 것이다.

언제 누구에게 메세지를 받을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이 우리를 점점 더 스마트폰의 노예로 전락시키는 것이다. p.207

 

이 네번째 부분에 상당히 공감가면서도,

이 부분만 유독 실제 여러 계획(다이어트, 중독, 신년목표)에 대해 실전적 지침, 예를 들면

어떻게 다이어트 계획에 있어서 예기치 못하고 빠른 보상을 줄 수 있을까 등에 대한 언급이 없어 너무 아쉬웠다.

 

 

반복의 마법

습관이 어떻게 우리 삶에 뿌리 내리는지 알아 보았다.

그러면 도대체 언제 이러한 마법이 실행되는가?

 

제일 기대했던 장이었지만 역시 요행은 없었다.

202P. 고민하지 말고 닥치고 그냥 해라! 처음 네가 가졌던 마음 그대로를 해라!

그래.

뭔가 있을것처럼 약팔이를 해놓고 빙빙 돌려말하는 재주가 큰 깨달음인거처럼 나불대는 여타 자기계발서보다 이게 낫다.

 

 

이거 맞는 말인거 같다. 다른 게 없어 결국.. 알람소리 들었을때 좀 만 더 잘까? 고민 말고 그냥 닥치고 일어나!

우버가 행했던 대기시간제로의 전략을 습관을 만드는 도구로 이용해보아야겠다 :)

 

222p. 고민하지 말고 좋은 습관으로 향하는 행동을 그냥 반복하라. 처음엔 괴롭고 힘들겠지만, 임계점을 돌파하면 내적 갈등이 해소되면서 새로운 행동이 싹을 트운다. 습관은 곧 마음을 빠르게 장악할 것이다.

 

227p. 행동이 행동을 낳고 반복은 또 다른 반복을 불렀다. 여기에 덧붙일 복잡하고 특별한 첨가물은 없다. 나는 당신이 이 단순하고 명쾌한 진실을 깨닫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좋겠다. 얼마나 쉽고 간편한가! 뭔가를 그저 계속하기만 하면 그것이 점점 더 쉬워진다는 뜻이니까 말이다

>진심으로 이게 쉽고 간편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게 복습이다.

 

반복의 늪 - 터널비전

나는 저자가 마지막에 한 이 주제가 책에서 가장 좋았다. 바로 '반복 그 이상의 것을 추구하라!'

말콤 글래드웰의 <1만시간의 법칙>에서 말했던 것처럼,

어떤 것을 오랜시간 반복하면 우리는 그것의 전문가(탁월함의 경지)가 될수 있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가 맨날 양치질을 하는데 양치질 전문가가 되는가? 전~혀 아니다.

NBA의 전설적인 선수 스테픈 커리도 엄청난 반복훈련으로 유명한 사람이었지만 결국 그의 아버지도 댈 커리였다(현역 당시 NBA 최고의  3점슈터 농구선수)였다.

단순히 반복만으로 스타가 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희망이라는 게 분명하다는 뜻이다.

 

이 주제에 대해 경계하자면, 스타는 무수히 반복했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는 점이다.

김연아는 땅 위보다 얼음판 위에 있는 시간이 많았고,

김다미도 대학시절 연극을 할 수 있는 곳 어디든 쏘아다녔다고 한다.

본인이 반복을 통해 실력을 키우고 전문성을 갖고 있으면 언젠가 올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질 것이다.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사람은 운이 따를 판에도 그것이 떡인지 똥인지 구분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사실... 저자의 노파심은 오버스럽기까지 해보이는 점이 있다.

100명중 50명은 그렇게 반복할만한 생각조차 하지 않고,

30명은 생각은 하되 실천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복을 통해 좋은 습관이 형성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고, 우리는 새로운 행동을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고 오로지 반복만이 정답이라는 태도로 스스로를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

의식에 매여 있는 당신의 인생 일부를 반복으로 만들어진 습관한테 맡기고, 그렇게 얻은 여유를 정말 중요한 일(기계처럼 반복해선 안되는 일)에 투입해야 한다

내가 세운 여러 좋은 생활 습관들이 있다.

운동이나,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라던가, 영어공부하기 라던가 등등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이와 같이 기계적으로 반복할 수 있는 일을 습관으로 최대한 잘 만들어 둬서,

여기에 힘 빼지말고(운동할까말까 같은),

이렇게 만들어진 좋은 습관으로 남은 여유를 내 삶의 또 다른 부분에 투입하여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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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빗(스페셜 에디션) - 교보문고

전 세계 습관 과학 분야에서 현재 가장 주목 받는 연구자이며 세계적인 심리학자들과 협업하는 인간 행동 전문가인 웬디 우드가 노력과 투지로 환경을 이겨낼 수 있다고 몰아붙이는 세상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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