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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다시 간 천호동

f_s_t_k 2020. 1. 8. 00:12

우리는 약속장소를 이야기를 할때 시간과 공간을 함께 말한다.

시간이 같아도 공간이 다르면 만날 수 없고,

공간이 같아도 시간이 다르면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은 이를 시공간이라고 했는데,

이렇게 쉽게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곈 3차원 세계가 아니라 4차원 세계라는 것을 반증해 보이곤 했다.

 

천호로 가는 지하철은 늘 붐볐다.

그 이유는 천호로 가는 지하철은 6시반 퇴근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원체 나는 역사 안 특유의 퀴퀴한 냄새는 이제 방해꾼은 아니었지만

남다른 복지국가의 겨울철 난방 덕에 서민들의 땀내음이 새로 뭉치니,

부대끼며, 냄새에, 퇴근길에 출근하는 것까지, 여튼 기분은 최고조로 오르기 시작했다.

 

사실 그래도 오늘 오면서 qcy가 곧 pro로 바뀔 것을 상상하니, 그렇게 믿으니, 금세 기분이 풀렸다.

현실을 가상으로 치유하는 것은 꽤나 효과적이다.

 

비오는 천호동도 2년새 꽤나 익숙해졌다.

아무리 익숙해져도 가로등 위에 그려지는 빗줄기를 사진으로 담고 싶은 마음은 한결같았다.

 

우산을 쓰면서도 흠칫 드는 생각 중에,

" 가방은 다 젖고 있겠지. 안에 있는 노트북에 물이 들어가면 어쩌지? 신발도 젖고 있겠지. 신발이 금세 더러워지면 어쩌지? 그러면 나는 어떻게 우산을 써야 현명할까?"

따위의 고민이 있다.

이 사소한 생각도 내 성격을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을때 과연 도움이 될까.

이 생각을 성격으로 본다면 어떤 기질인가.

지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놈인가.

아니지, 신발과 노트북을 생각해주고 있잖아.

속이 좁은 놈인가.

예민한 놈인가.

꼼꼼한 놈인가.

모르겠다.

모르면 일단 무작정 쓴다.

 

천호동 학원은 중학교 교과서에 소설 단편으로 실릴만한 곳이다.

실릴만한 곳인데, 중학교 소설, 딱 그정도다.

원장과 학생, 학원선생까지 등장인물의 캐릭터 또한 완벽하고,

학원 위치며, 분위기며, 전례 없는 역사까지.

가끔 민들레꽃이 생각날 정도로 학원사를 소설처럼 꾸미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 중 가장 그렇게 하고 싶게 하는 사람이 바로 새로 온 원장인데,

욕심이 많고 계산적이며, 어휴, 아무튼 그래

남을 평가하는 것은 기운 빠지는 일이다.

나 귀찮아

그만쓸래

 

1/6 

노스카나겔 왼쪽 뺨. 파티마겔 오른쪽 화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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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음. 민감성 트러블 x 그대로 이어나가기